이관주 입력 2018.12.02. 09:00
조국 독립에 온 몸 바친 '광복군' 전사들..광복 이후 경찰에 투신했다
위화청년단 조직, 일제에 맞선 백학천 선생
광복 후 경찰 입직 충북 음성·부산 등에서 활약
광복군 활동한 백준기 경위 한국전쟁서 산화
경찰청, 광복군 출신 경찰관 12명 신규 발굴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1912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출생한 고(故) 백학천 선생. 일제강점기 시절 한만(한국과 만주) 국경지대에서 위화청년단을 조직한 백 선생은 1931년 7월 경계지역인 북하동에서 일경주재소를 습격했다가 일제에 체포돼 1년간 옥고를 치렀다.
감옥에서 나온 뒤에도 그는 항일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중국에서 은거하던 백 선생은 1944년 광복군에 입대해 지하공작원으로 활동했다. 이 같은 공훈을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받은 백 선생은 1995년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청춘을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바친 백 선생은 광복 이후 경찰에 투신했다. 백 선생은 1949년 경찰에 입직해 충북 음성경찰서, 경남 부산경찰서 등에서 경위로 재직하며 지역 치안유지에 힘쓰다 5년 뒤인 1954년 퇴직했다.
1920년 출생인 고(故) 백준기 경위는 1943년 광복군 제2지대 제1구대에 입대해 초모 공작활동, 적 정보수집, 적 후방교란 등 활동을 전개했다. 한미군사합동훈련인 OSS훈련을 받던 중 광복을 맞이한 그는 이후 경찰에 투신했다. 입직년도는 자세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충남 대전경찰서에서 재직하던 백 경위는 1950년 한국전쟁에서 조국을 지키다 장렬히 전사(전몰경찰)했다. 1990년 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정부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처럼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 상당수가 광복 이후 대거 경찰에 투신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일제강점기 시절 광복군 출신 경찰관 12명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서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은 26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앞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 안맥결 총경 등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 14명을 발굴,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 발굴한 12명은 모두 광복군 출신이다. 경찰은 광복군 독립유공자 567명을 전수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상당수는 광복군 합류 이전부터 독립군에서 활동했거나,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해 광복군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나라를 일제에 빼앗겼을 때는 조국 독립을 위해 싸웠고, 광복 후에는 경찰이 돼 전국 각지에서 조국의 치안을 위해 활약했다. 특히 광복군 정보장교였던 장동식 치안총감(건국훈장 애족장)은 광복 후 순경으로 입직해 제27대 치안국장을 지냈다.
경찰청은 앞으로도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현양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들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올바른 경찰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각종 기념사업을 폭넓게 추진할 예정”이라며 “학계와 관련단체 등에 자료를 공유하고, 내부 경찰관들에게도 참된 경찰정신의 표상으로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사탕하나2018.12.02.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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